"주택 공급 충분"...서울시, 공급 부족론 반박

입력 2020-01-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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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 아닌 유동성·신규 등록 임대주택 증가·외지인 투자수요 영향

▲2020~2025년 서울 주택 공급 전망. (자료 제공=서울시)
▲2020~2025년 서울 주택 공급 전망. (자료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서울 주택의 공급 부족론을 '과장된 공급 부족론'이라며 일축했다. 서울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주택시장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우고, 이같은 불안심리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여론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오히려 외지인 주택 매입 비율 증가로 인한 투기수요 확대와 신규 등록임대주택 증가를 매물 잠김 심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현재 한국 주택 보유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현저히 낮아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보유세 세부담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

서울시는 6일 주택수급 등 주요 현안사항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014년에서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공급(준공 기준)된 아파트는 연평균 3만5677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의 평균 가구수는 이 보다 많은 4만1844가구라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지난 6년간 연평균 총 7만7521가구가 공급됐다는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서울에는 올해에도 아파트 4만1000가구를 포함해 총 7만30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된다. 시는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8만2000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아파트 공급량은 연평균 4만9000가구로 지난 5년 평균치(3만6000가구)에 비해 많다는 설명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 가구를 조금 넘지만, 내년 입주물량은 2만1739가구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부동산114의 입주물량 전망과는 크게 엇갈리는 부분이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2025년까지 공급되는 주택이 연평균 8만2000만 가구가 공급된다"며 "실제 주택 공급량은 과거보다 증가한 만큼 공급 부족론은 통계적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정보라는 입장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잘못된 정보가 주택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 일으키고 있다고 일침했다.

류 본부장은 오히려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 증가와 임대등록사업자 증가, 다주택자의 증가 등이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못박았다. 저금리 기조로 유동자금이 풍부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것도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외지인 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 최근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20% 이상을 외지인 거래가 차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 비중은 2016년 17.2%을 차지한 뒤 △2017년 19.3% △2018년 20.7% △2019년 20.9%로 늘었다.

다주택자 증가도 주택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29만9725가구였던 2주택 소유자는 2018년 38만8587가구로 급증한다. 2택자가 6년 만에 9만 가구 가까이 올랐다.

서울시는 신규 등록된 임대주택 사업자의 증가를 매물 부족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2018년에서 지난해까지 등록된 신규 임대주택은 17만3000가구다. 전체 임대주택의 37%의 수준이다.

류 본부장은 "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을 투자처로 찾으면서 부동산 자산의 금융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들이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켜 주택시장 참여를 부추기고 있는 만큼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확고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경.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아파트 전경. (신태현 기자 holjjak@)

공시가격 현실화를 강화하고, 보유세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간 보유 부동산 시가총액 대비 보유세율은 0.156%다. OECD 평균치인 0.435% 보다 크게 낮다. 취득 단계의 거래세를 합산해 평가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세부담률은 0.367%로 OECD 평균( 0.561%)를 여전히 밑돈다.

지난해 기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수준은 공동주택이 68.1%, 단독주택 53.0%, 토지는 64.8% 수준이다.

지난해 12·16 대책에 따른 보유세 부담 변동을 살펴보면, 강남구 A아파트의 경우 시가 21억3000만 원인 전용 84.43㎡의 공시가는 기존 14억9000만원에서 16억 원으로 높아졌다. 이에 종합부동산세재산세 총계는 기존 31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늘어났다. 시가 35억 원인 강남 C아파트(145.04㎡)도 공시가격이 24억5000만 원에서 28억 원으로 조정되면서 보유세는 685만 원에서 882만 원으로 상승했다.

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70%에서 90%로 높이면 시가 35억 원의 공시가는 기존 24억5000만 원에서 31억5000만 원으로 높아진다고 공개했다. 이에 따른 종부세는 기존 970만원에서 2369만원으로 대폭 높아진다.

서울시는 공시제도 개혁과 현실화율 제고를 위해 중앙정부와 자치구의 공시가격 산정 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적극 협력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류 본부장은 "외국과 비교시 보유세를 높일 여지가 있다"며 "부의 불평등 완화와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을 위해 보유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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