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빠르게 확산했던 ‘깡통전세’ 우려가 한 풀 누그러졌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란 걱정도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발급금액은 2조5891억 원으로 전월(2조7013억 원)보다 4.15%(1122억 원) 줄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끝났을 때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면 HUG가 전세보증금 반환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연초에 경기불황과 함께 아파트 매매값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집주인이 아파트를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란 불신이 확산했다.
지난달에 HUG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 금액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달 대위변제 금액은 232억3000만 원으로 전월(269억8000만 원)보다 13.9%(37억5000만 원) 줄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규모는 크지만 증가세가 멈췄다는 점에 시장의 불안감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발급 금액은 1조 원도 채 못 미치는 7487억 원이었다. 당시 대위변제 금액은 38억 원에 그쳤다.
최근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면서 전세입자의 걱정도 해소된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28주 연속 하락했지만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의 매매값은 31주만에 처음으로 동반 상승했다. 지난달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 변동률은 전주와 동일한 마이너스(-)0.01%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역시 지난달 마지막주까지 2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그 폭은 눈에 띄게 좁아졌다. 올해 4월 마지막주 0.07%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달에 -0.02~-0.01%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연초에 비해 전세가율 변동폭이 좁아져서 위험이 줄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며 “현재 전셋값이 약보합인데 강동구, 성북구 등 입지 물량이 몰려있는 지역들은 전셋값이 추가로 하락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