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주총 직전에 후보직을 사퇴했다. 박삼구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이후,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9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제3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김수천 대표이사는 주총 인사말을 통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의견과 관련해 주주 여러분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은 무산됐다. 주총 직전 곽 변호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후보직을 철회하면서 이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이날 주요 안건은 △제31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었다.
사외이사로는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만 선임됐다. 사내이사로는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곽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을 제외한 다른 안건은 모두 원안 가결됐다.
재계에서는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힌 박삼구 회장의 결단이 곽 변호사의 사외이사 후보직 철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제출기한을 하루 넘긴 지난 22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시장 불신을 키웠다. 주식시장에서도 22∼25일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박삼구 회장은 감사보고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했다.
주주들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실적이 좋지 못하고 박 회장의 퇴진으로 회사 안팎 상황이 어수선한 점을 우려했지만 크게 문제를 제기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