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업계의 차량 공유업계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카카오를 넘어섰다.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다음 표적이 된 것. 택시업계로부터 고발당한 이재웅 쏘카 대표는 “무고로 강력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카풀 갈등의 실타래가 더 복잡하게 꼬여가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도 3월 카풀 서비스를 론칭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작년 5월 법인을 설립한 위모빌리티다.
박현(40) 위모빌리티 대표는 럭시의 최고마케팅경영자(CMO) 출신이다. 럭시는 작년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됐다. 카풀 갈등이 절대 금방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하면서도 자신 있게 시장에 뛰어든 박 대표를 24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카풀 갈등이 태동할 때부터 결코 쉽게 매듭지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는 “서비스가 성장하려면 적어도 논쟁거리는 없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위풀’이 철저하게 합법 테두리 안에서 해법을 찾은 이유”라고 밝혔다.
위풀은 작년 말부터 ‘진짜 카풀’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가짜 카풀’은 택시 업계가 카풀 서비스를 비판하는 지점이다.바로 운전자 출퇴근 경로와 상관없는 매칭으로 승차 서비스를 하는 것. 여객자동차법(제81조 제1항)은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는 탑승자에게 돈을 받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위풀은 ‘진짜 카풀’로 정면 대결하기 위해 집과 직장을 미리 등록하고, 동선이 맞는 사람끼리 이어주는 ‘일정예약형’ 서비스를 선보인다. 서울 시내에서 10㎞ 이하를 출퇴근하는 단거리 승객에는 배차하지 않고, 서울~수도권 간 통근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동시에 ‘안전’에 방점을 찍었다. 핀테크 인증정보기술을 이용해 운전자의 범칙금 내역, 범죄 이력 등을 확인한다. 박 대표는 안전 관리에 미흡했던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의 예를 들었다. 디디추싱은 최근 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데 비용을 크게 투자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으로 전체 직원의 15%인 약 2000명을 감원했다.
박 대표는 “위풀의 안전 시스템은 전 세계 카풀 서비스 중 최고”라고 자신했다.
이에 더해 운전자는 카풀 보험도 들 수 있다.
박 대표는 “보험 업계랑 조율만 2~3년이 걸렸다”며 “법인은 작년 5월 설립했지만, 위풀은 준비 끝에 탄생하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또 대게 카풀 앱들에서 운전자 비용 정산이 일주일가량 기간이 걸리는 것과 달리 위풀은 바로 정산할 수 있도록 했다.
위풀은 원래 지난달 론칭 예정이었다. 작년 12월 택시 기사 분신 사망 사건으로 10억 원의 투자 유치가 지연되면서 론칭일도 밀린 것. 올 초 다시 1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시범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이 역시 보류 상태다.
박 대표는 “두 번의 투자 기회가 무산될 때마다 분신 사건이 있었다”며 “그런 큰 사건이 터지면 벤처캐피털(VC)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본다”며 “3월에는 베타 버전으로라도 론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럭시에서 2016년 7월부터 2017년 1월까지 CMO로 역임한 그는 그 전에는 광고회사 대표로 재직했고, 숙박 O2O, 모바일 쿠폰 업체 등 다양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다채로운 경험을 살려 위풀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경험들 때문에 편견을 갖고 보시는 분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과거의 경력을 바탕 삼아 박 대표와 위모빌리티를 판단하는 시선이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정통성이 없다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그러한 한국 사회 특유의 시각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내달 론칭 뒤 일단은 장거리 카풀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쓴다는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며 “그 뒤에는 자동차 보험 등 세부 분야에서 더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