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⑨] 장지환 모두의셔틀 대표 “공유경제 시대, 정부 적극적 역할 필요”

입력 2019-01-20 17:11 수정 2019-01-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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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환 모두의셔틀 대표가 서울 강남구 소재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에서 회사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story@
▲장지환 모두의셔틀 대표가 서울 강남구 소재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에서 회사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story@

‘56분’, 최근 잡코리아가 조사한 직장인들의 평균 출근 소요 시간이다. 경기ㆍ인천에 사는 직장인의 평균 출근 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어 1시간 18분으로 집계됐다. 이 시간에 받는 스트레스는 하루 컨디션을 좌우한다. 같은 조사에서 직장인 83%가 ‘출근길 스트레스로 온종일 불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장지환(33) 모두의셔틀 대표도 83%의 직장인 중 한 명이었다. 모두의셔틀은 장 대표의 두 번째 창업 아이템이다. 그는 2012년 동영상 큐레이션 앱 ‘무드클립’을 창업했으나 2015년 접었다. 무드클립과 관련해 운영한 페이스북 팔로어 수는 당시 40만 명이 넘었지만, 장 대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보람을 느끼기 힘들었다.

2015년 일반 기업에 취직한 그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지옥철’로 하루를 시작했다. 송파구에서 회사가 있는 압구정까지는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환승을 두 번이나 해야 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쾌적하게 출근할 수는 없을까?’, 모두의셔틀은 이러한 고민에서 2017년 1월 탄생했다.

20일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인 ‘마루180’에서 장 대표를 만났다. 직원 7명과 함께 일하고 있는 그는 밝은 표정으로 모두의셔틀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년 투자 유치에 성공한 모두의셔틀은 현재 110대의 전세버스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매일 아침 110대의 버스가 수도권을 누비며 직장인들을 사무실까지 데려다주는 셈이다. 지역별로 출근길 경로가 비슷한 이용자들이 일정 수요 이상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월 멤버십 형태로 가입할 수 있으며 비용은 20~30km 기준 7만~10만 원이다. 현재 최장 노선은 65km다.

장 대표는 이용자 90%의 이상이 장기 고객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쓰고 싶어서 만든 플랫폼이지만,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CS 팀으로 케이크 선물을 한 이용자도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고객을 만날 때 장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2017년도 대비 2018년도 월 매출은 10배 이상 늘어났고, 이용객은 20배 증가했다”며 “작년 한 해 누적 이용자는 1만20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모두의셔틀이 창업 이후 어떤 오점도 남기지 않고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작년 4~8월까지 모두의셔틀은 서울시로부터 4차례에 걸쳐 급작스러운 조사를 받았다. 운송자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운행한다는 민원에 따른 조치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전 고지 없이 운행 중인 모두의셔틀 버스에 탔다. 당시 이용자들은 서울시 공무원들의 탑승에 의문을 표하고 불편을 제기했다. 그 외에도 사무실로 불시에 방문해 이용료나 경로 등을 조사해 갔다.

▲모두의셔틀 홈페이지 갈무리
▲모두의셔틀 홈페이지 갈무리

그 뒤 서울시 산하기관 서울산업진흥원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연된 투자는 다행히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규제와 관련해 명확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모두의셔틀은 전세버스 업체를 단순 연결해주기 때문에 직접 영업하는 운송사업자는 아니며, 플랫폼 업체”라고 부연했다.

규제 문제가 말끔히 매듭지어지진 않았지만, 장 대표는 희망을 보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때문이다. 이달 9일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2차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모바일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세버스 탑승자모집을 허용했다. 다만 노선화하지 않은 비정기, 일시적 운행에 한정된다. 장 대표는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 단계 나아간 부분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러 법을 어기고 싶어 하는 스타트업은 없다”며 “분명히 규제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새로운 변화와 규칙을 더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부를 향해서도 장 대표는 더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심판”이라며 “택시 업계가 대화를 거부하면 어떻게든 대화에 참여하도록 끌어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서비스를 원하는 시대의 변화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다양한 이동 수단을 선택할 자유를 계속 막을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업계는 작년부터 거부해 온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18일 밝혔다.

‘편하게’, ‘이동한다’, 장 대표는 이 두 단어가 담은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근길 공유 버스 서비스에서 나가아 퇴근길 셔틀 서비스도 구축하고, 기업과의 제휴를 더 늘려나가는 게 그 방안이다.

장 대표에 따르면 모두의셔틀과 제휴를 맺고 있는 기업은 이미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그는 “광화문에 있는 해당 본사에서는 원래 직원 복지 차원에서 자사 통근버스를 운행하다가 남는 좌석이 많아 작년 6월부터 모두의셔틀과 손잡았다”며 “비용을 절감했다는 후문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하는 여정이 가장 효율적인 이동을 만든다”며 “이 믿음에 맞게 종합적인 공유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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