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에 있는 중국의 대표적 자전거 공유 서비스 기업 오포 본사 사무실에는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용자들로 붐볐다.
2015년 대학생 3명이 설립한 공유 자전거 업체 오포는 최대 3만 원가량을 보증금으로 맡긴 뒤, 시간당 1 위안(약 16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오포는 알리바바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기업 가치가 3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 관영매체들은 모바일결제, 전자상거래, 고속철과 함께 공유 자전거를 중국의 ‘신 4대 발명’이라고 앞다퉈 선전했다. 특히 중국 공유 자전거 산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오포와 모바이크는 대규모 투자를 받아 산업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자전거의 유지보수 비용이 지속해서 들고, 수익 모델이 불투명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자전거 광고’ 까지 금지하며 자금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약 780만 달러의 채무를 갚지 못한 상황이다. ‘공유 경제’의 성공 사례로 꼽혔던 중국 공유 자전거의 몰락이 가시화하면서 보증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중국의 70여 개 공유 자전거 업체 중 지난해 하반기에만 34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돈을 퍼부어 이용자를 사고, 나중에 이윤을 논하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창업자인 다이웨이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보증금 반환과 공급상에게 지급하지 못한 돈을 주기 위해 (회사) 운영 자금을 쓸 생각을 했다. 심지어 기업 해산, 파산 신청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쟁업체 모바이크는 자금난을 겪다가 올해 4월 중국의 주문배달 서비스 업체 메이퇀에 인수됐다. 모바이크는 직원의 30%를 감원할 계획이다.
베이징시에 따르면 올해 거리에 깔린 공유 자전거는 190만 대지만 절반가량은 실제 이용되지 않고 있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독립형 서비스일 때보다 달든 운송 플랫폼과 협력하는 것이 수익성과 지속성 면에서 낫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