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대상으로 한 차량공유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일정 수준의 보증금과 매월 사용료를 내면 제네시스 브랜드 가운데 원하는 차종을 원하는 기간에 바꿔탈 수 있는 방식이다. 성공 여부에 따라 전차종으로 확대하는 등 차량 공유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차량공유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현대캐피탈과 연계해 초기 보증금과 매월 일정 사용료를 납부하면 제네시스 라인업 가운데 원하는 모델로 차를 바꿔 탈 수 있는 방식이다. 다양한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브랜드 명은 ‘제네시스 스펙트럼(Spectrum)’으로 지었다.
예컨대 차량공유 사업이 활발한 미국의 경우 매월 약 3000달러(약 330만 원)를 포르쉐 판매법인에 지불하면 기본적인 운영 모델 이외에 원하는 기간에 소형 SUV나 스포츠카 등 다른 포르쉐로 차를 바꿔탈 수 있다. 제네시스 역시 같은 맥락으로 초기 보증금과 월 사용료를 내면 기본 운영 모델을 이용하다가 다른 제네시스 모델로 일정 기간 바꿔탈 수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큰 틀에서 장기 렌터카, 리스 차와 동일하다. 다만 렌트나 리스의 경우 운행 차종을 바꿀 때 재계약을 해야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도 필수다. 차종이 바뀌는 만큼 월 사용료도 달라지고 이율도 변한다. 반면 차량 공유는 이러한 번거로움이 없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차종으로 바꿔탈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기본 운영차종 및 교체 가능 모델에 따라 보증금(평균 차 가격의 약 20%) 및 매월 내야하는 운영요금(70~100만 원)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리스비용보다 매월 사용료가 소폭 비싸지만 원하는 차종으로 바꿔탈 수 있다는 게 장점이어서 전망이 밝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 역시 제네시스 스펙트럼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현대기아차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현대기아차가 경차부터 V8 세단까지 다양한 모델을 판매하는 만큼 어떤 사업모델을 구성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사업 초기인 만큼 고급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