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자동차 거르는 '레몬법' 시행 코앞…미국·영국과 비교해보니

입력 2018-11-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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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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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자동차가 일정 횟수 이상으로 반복해서 고장 나면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는 한국형 '레몬법'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레몬법은 자동차 및 전자 제품에 결함이 있을 경우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환불·보상 등을 하도록 규정한 미국의 소비자 보호법으로, 1975년 제정됐다. 정식 명칭은 발의자인 워런 매그너슨 상원 의원과 존 모스 하원 의원 존 모스의 이름을 딴 '매그너슨-모스 보증법'이다.

여기서 레몬은 결함이 있는 자동차나 불량품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이는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이 달콤한 오렌지인 줄 알고 샀는데 매우 신 레몬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형 레몬법인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법에 따르면 차를 받은 지 1년이 지나지 않았고, 주행거리가 2만㎞를 넘지 않은 새 차의 고장이 반복될 경우, 자동차 제작사는 해당 법에 따라 교환 또는 환불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형 레몬법은 천문학적 벌금을 물리는 미국 등 해외와 달리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레몬법은 자동차 수리비용 및 법적 소송 비용까지 제조사 부담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신차 등록세 등 세금 관련에 대해서만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환·환불 조건도 한국에 비해 미국이 덜 까다로운 편이다. 미국 내 주마다 레몬법의 구체적 내용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동일 부위 2번 수리·구입한 지 2년 이내 조건에 해당하면 교환·환불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교환·환불 조건은 똑같은 하자 4번 발생·구입한 지 1년 이내다.

또한, 미국이나 영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가 한국형 레몬법과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제조사가 고의적·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한 경우, 피해자에게 입증된 재산상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을 배상토록 하는 제도다. 자동차 제작사들이 애초부터 천문학적 수치의 벌금이 두려워 불량품을 만들지 않게끔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동일 부위에서 발생하는 하자를 교환·환불 조건으로 보고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정비업체의 정비·수리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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