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고점논란을 잠재우며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는 실적 숨고르기가 점쳐지지만, 올해 전체로는 65조 원이란 역대 최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매출 250조 원, 영업이익 64조 원 안팎을 각각 기록하면서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실적(매출 239조5800억원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을 가볍게 뛰어넘을 것이 유력시된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7조7400억 원에 달한다. 4분기 전망대로 16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전체 기록은 64조 원에 육박한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전자 실적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이 반도체 사업인데, 최근 시장에서 반도체 업황 비관론이 나오면서 향후 실적에도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는 D램의 올해 4분기 고정거래가격이 전 분기보다 5% 정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하락률 예상치(1∼2%)보다 악화한 숫자다. 낸드플래시 역시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상반기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가격 하락 폭이 컸다면 3분기부터는 모바일용 낸드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반도체 고점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갈수록 메모리반도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둔화가 예상되고 스마트폰도 점점 신제품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분기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겠지만 분기 최대치를 경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4분기 전망치인 16조 원도 역대 두번째 기록인 만큼,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는 일정 수준의 가격조정은 나타나더라도 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탄탄하고, 차량용 반도체 등의 신규 수요가 늘어 과거와 같은 가격 급락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IT버블 붕괴 시점에는 전통적인 반도체 수요처가 한계에 부딪혔지만, 최근은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신규 수요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의 우려처럼 공급량이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적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세공정 기술 적용, 3D낸드 전환 등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과거처럼 공급이 대폭 증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적 낙관론은 '진행형'이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여전히 위기론이 팽배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초 석방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행보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올 연말과 내년 초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