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성격이 너무 신중해 그 어떤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유형의 부하직원이 많다. 이렇게 돌다리를 두드리기만 하고 건너지 못하는 부하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최근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가 소개했다.
실패를 두려워해 준비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은 좋게 말해서 ‘완벽주의자’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절호의 기회를 모두 놓치게 된다.
예를 들어 이런 유형의 부하에게 특정 제품에 대해 1개월 안에 판촉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가정하자. 이 부하는 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자신이 보기에 불완전한 데이터나 결과가 있으면 계속 매달리다 보니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고 만다. 또 그만큼 자신감도 떨어져 다른 사람과의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수 없다.
이렇게 부하나 경영자 자신이 준비 부족 등으로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진일보할 수 없게 된 때 ‘사전부검(Premortem)’ 사고방식을 취해보라고 닛케이는 권유했다. 사전부검은 사람이 사망하고 나서 사후에 부검하는 것에 착안해 어떤 계획이나 정책에 대해 미리 실패했다고 가정하고 그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 사전에 찾아보는 방법이다. 미국 저명 인지심리학자인 게리 클라인이 창안하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널리 퍼뜨린 경영학 방법론이다. 사전부검을 통해 실패를 가져올 원인과 그에 따른 손실을 파악하면 일의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다.
상기 사례에서 판촉 계획과 관련한 실패는 다음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판촉 계획을 제출했지만 질이 낮은 것, 두 번째는 계획을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른 손실은 비용 낭비, 팀 전체 성과 저하와 낮은 평가, 회사 실적에 악영향 등이 있다. 이렇게 불안과 두려움을 가져오는 구체적 요소들을 파악하게 되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되돌아볼 수 있어 냉정함을 되찾고 어떤 방법을 취할지 길이 보이게 된다.
그런 다음 미래 실패와 반대로 성공적인 모습을 상상해보면 최상의 결과는 판촉 계획을 높은 품질로 기한 내 마련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힘들다면 차선책은 ‘적당한 품질이지만 기한을 맞추는 것’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이후에는 ‘기한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은가’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사안에서 막히면 기한을 지키고자 상사나 선배 직원에게 즉각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등의 방법을 취할 수 있다.
이런 사전부검 사고방식은 업무 성과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부하 직원의 성장을 촉진하는 도구도 될 수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