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닉, 아직 살아있네’…소프트뱅크의 우버 투자, 칼라닉 역할 논란에 무산 위기

입력 2017-11-02 15:39 수정 2017-11-0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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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닉, 대주주인 벤치마크와 내분 벌여…이사회에서 여전히 영향력 행사하려 해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설립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에서 내분을 일으키면서 소프트뱅크의 우버 투자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블룸버그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설립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에서 내분을 일으키면서 소프트뱅크의 우버 투자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블룸버그

직원 성추행 파문 등 잇따른 스캔들로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던 트래비스 칼라닉 설립자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칼라닉과 우버의 다른 대주주인 벤치마크캐피털의 갈등으로 소프트뱅크의 100억 달러(약 11조1310억 원)에 달하는 우버 투자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와 우버는 투자와 관련해 세부내용에 거의 합의해 계약서에 서명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막판 단계에서 칼라닉과 벤치마크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요동치게 됐다.

칼라닉은 지난달 31일 우버 이사회 멤버들에게 소프트뱅크와의 계약서에서 그가 지명하는 이사에 대해 이사회 다수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벤치마크가 자신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완료되면 철회한다는 약속을 공식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칼라닉은 지난 9월 말 밤 우슬라 번스 제록스 전 CEO와 존 테인 전 메릴린치 CEO를 독단적으로 우버 이사로 임명해 벤치마크 등 다른 이사회 멤버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칼라닉은 우버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은 그보다 좀 더 높은 16%를 갖고 있다. 벤치마크 의결권도 약 20%에 달해 소프트뱅크가 우버에 투자하려면 양측의 승인이 모두 필요하다. 한 소식통은 “소프트뱅크 투자는 칼라닉에게 개인적으로 영향을 미칠 지배구조 변화도 포함하고 있어 그의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난항을 겪게 된 것은 칼라닉이 지난 6월 벤치마크 등 주주들에 의해 CEO직을 사임하는 굴욕을 맛봤지만 아직도 우버 경영에 관여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미라고 WSJ는 풀이했다. 그를 대신해 CEO에 오른 다라 코스로샤히에게도 이는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칼라닉은 자신과 9월 지명한 이사 2명 등 우버 이사회 의석 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벤치마크는 한 명의 이사를 우버에 두고 있다.

한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장을 각각 장악하고 있는 디디추싱과 올라(Ola), 그랩택시에 투자한 상황에 우버라는 큰 조각을 맞추면 글로벌 차량공유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손 회장의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소프트뱅크의 우버 투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칼라닉 자신도 소프트뱅크 딜(Deal)에는 찬성하고 있고 벤치마크가 소송 철회의사를 공식적으로 남기면 일부 주장에 대해서 양보할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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