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기총회)가 2017년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2003년 첫 상이 제정된 이후 임상분야를 중심으로 꾸준히 선정돼온 의학과 약학분야 수상자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올해 역시 나오지 않았다.
미래부와 과기총회는 2017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이상엽(53)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황규영(66)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부 특훈교수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상엽 교수는 미생물을 활용해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대사공학’을 창시한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최초의 원천기술을 다수 개발해 우리나라 생명공학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드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이 교수가 창시한 ‘시스템대사공학’은 세계경제포럼의 ‘2016년 세계 10대 유망 기술’에도 선정된 바 있다. 앞서 이 교수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가 뽑은 ‘2014년 세계 최고응용생명과학자 2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공동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황규영 교수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획기적인 이론을 제시한 공로가 인정됐다. 혁신적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컴퓨터공학은 물론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과 정보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업적이 뛰어난 과학기술인을 발굴해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고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3년부터 시상해 왔다.
그동안 이 상을 수상한 과학기술인은 총 38명으로 자연(이학) 14명(36.8%), 생명(의약학, 농수산) 13명(34.2%), 공학 11명(28.9%)이다. 매년 초 후보자 공모 및 추천 접수를 시작해 총 24명의 후보를 추린다.
반면 첫 상이 수여된 이후 꾸준히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의학과 약학분야 전문가들이 최근 잇따라 배제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003년 첫 상이 수여될 당시 김규원(서울대 약대) 교수와 김진의(서울대 자연대) 교수가 선정됐다. 이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일곱번 연속 의학과 약학분야 권위자들이 최종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13년부터 올해까지 의학과 약학분야 수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과기총회에 따르면 수상자는 논문중심의 연구개발업적 뿐 아니라 기술혁신의 탁월성 및 경제산업ㆍ사회발전 기여도 등을 감안해 선정한다. 매년 4명 이내로 선정할 수 있고 상금은 1인당 대략 3억 원 수준이다.
관련단체 관계자는 "2007~2008년 사이 4명의 수상자가 선정된 이후 대상자를 줄여 2012년도부터 2명씩 선정하고 있다"며 "전공심사와 분야별심사, 종합심사 등 3차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분야(의학과 약학)를 배제했다기보다 2000년대 이후 바이오분야와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도있는 연구가 이어졌고, 10여년 만에 연구결과가 빛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래부는 오는 7일 과기총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수상자들에게 대통령 상장과 함께 부상을 수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