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반정부 운동의 순풍을 타고 지지를 늘리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거취를 의회에 맡기겠다며 사임할 의향을 표명했다. 구체적인 퇴진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의회의 결정이라는 조건을 붙여 ‘시간끌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탄핵 소추 가결이든 신임 총리에게 전권을 이양하고 사임하든 내년 12월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선거는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여야 모두 조금이라도 유리한 대선 구도 만들기에 집중한 가운데 중앙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과격한 발언으로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고 있는 이재명 시장에 대한 지지가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아직 소규모였을때도 이 시장은 주말마다 참여해 정부와 여당을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갈채를 받았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 시장은 박 대통령 퇴진 운동이 고조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해체를 위한 전국 순회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또 야당의 차기 대선주자 8인 중 한 명으로 박근혜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야당 간부들이 탄핵 소추에 소극적인 가운데 이 시장 혼자만 철저한 탄핵 소추를 강경하게 주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격렬한 말로 상대를 적대시하고 비판하면서 사회에 불만을 품은 서민의 갈채를 받고 촛불집회 참석과 TV, 라디오 출연은 물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확산하는 방법은 미국 대선에서 예상밖 승리를 거둔 트럼프와 같은 점이라는 평가다.
신문은 이 시장이 실제로 젊은이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3위에 오른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 시장은 진보 계열의 변호사 출신이며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고 나서 시의 재정을 재건해 행정 수완은 정평이 나 있으며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것이 반대로 ‘기존 정치인과는 조금 다르다’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다만 이 시장이 한국에 뿌리 깊은 ‘반(反) 일본’정서를 부추겨 대선 후보로서 입지를 다지려고 하는 점은 다소 거슬린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국통들에 따르면 ‘이 시장은 유능하고 차분한 행정맨으로 평가가 높다’는 견해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신문은 한국의 국민성이 쉽게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지기 때문에 대선 때까지 이 시장에게 순풍이 계속 불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와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처럼 서민이 느끼는 불공평함과 불만을 받아 움직이는 그런 지도자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한국 사회에서 거세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