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올해 노벨평화상에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내전 종식 ‘재협상’기대감 커져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럼비아 대통령. 출처=노벨위원회

올해 노벨 평화상의 영예는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을 이끈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에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반세기 넘게 이어진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할 평화협정을 이끈 공로를 인정해 산토스 대통령을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거대한 역경과 괴로움에도 평화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콜롬비아 국민과 평화를 위한 절차에 기여한 모든 당사자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내전은 1964년 농민 반란으로 시작돼 52년간 지속돼 22만명이 희생됐으며 600만명 이상의 실향민이 발생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한때 콜롬비아 정부군을 이끌며 반군 토벌에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그는 무역장관과 재무장관, 국방장관 등 요직을 거쳤는데 특히 국방장관 당시 반군토벌을 주도하면서 강경파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는 온건파로 변신,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합의에 도달했고 지난달 26일 로드리고 론도뇨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와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그러나 콜롬비아 평화협상은 이달 2일 국민투표에서 FARC에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조항 등의 일부 협정 내용이 걸림돌이 돼 찬성 49.78%, 반대 50.21%로 부결됐다. 투표율은 37%로 매우 낮았으며 불과 0.4%포인트 차이로 부결됐다. 평화협정이 부결되면서 내전 종식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산토스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높았으나 노벨위원회가 콜롬비아 평화협정의 정신을 지켜 평화를 이어가라는 격려 차원에서 산토스 대통령에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 것으로 보인다. 카시 쿨만 피베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국민투표 부결 결과에 대해서 “평화 자체가 아닌 협정 내용 세부사항에 대해 거부한 것인 만큼 협정을 이끈 산토스 대통령의 노력과 헌신 자체를 높게 평가하기로 했다”면서 “산토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평화를 완성 짓는 데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지 5일 만에 산토스 대통령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함에 따라 콜롬비아 내전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 양측 휴전은 이달 말 끝나게 된다. 콜럼비아 정부 측은 재협상과 관련해 패널을 꾸린 상황이다.

이번 노벨평화상은 역대 최다인 총 376명(개인 228명 단체 148곳)이 후보로 추천돼 최종 수상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었다.

한편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원)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