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73) 컬럼비아대 교수가 애플과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 쓴소리를 했다. 애플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결정한 130억 유로(약 16조2999억원) 세금 추징 결정을 따라야 하며 이러한 결정은 전혀 불공정하지도, 가혹한 조치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아일랜드가 애플에 부당하게 세금 혜택을 제공했으며 이에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그간 내지 않았던 세금 130억 유로를 추징할 것을 EC가 명령한 것은 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이 감세조치 등을 통한 특정 기업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EU 법상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EC의 조치에 대해 “공정한 경고”이며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여기서 가장 핵심은 애플이 명백하게 세금 회피를 시도했다는 것이고 그리고 그 방법은 아일랜드 정부와 공모한 부정한 방법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플은 유럽 전역에서 거둬들인 수익을 온라인 상에만 등록된 일부 아일랜드 자회사에서 번 수익처럼 꾸며 세금을 내지 않았으며 이건 누가 봐도 조세 회피 시도이며 계략”이라고 꼬집었다.
EU 회원국은 개별적으로 세율을 정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으며 미국(최고 35%)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국적 기업들이 아이랜드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EC는 이중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적인 세금 혜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EC는 애플이 지난 2003년에 유럽 지역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의 단 1%만을 세금으로 납부했으며 특히 지난 2014년에는 0.00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쿡 애플 CEO와 아일랜드 정부는 EC 결정에 대해 EC 사법재판소에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특히 쿡 CEO는 이번 결정이 유럽 고용창출과 투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스티글리츠 교수는 “쿡 CEO의 행동은 아주 무책임하다”면서 “다국적 기업 유치를 위한 회원국 간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회원국 세율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