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모바일용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GO’에 나오는 ‘포켓코인’이라는 가상화폐가 ‘선불식 결제 수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일본 도쿠시마 현에서 한 남성이 운전 중 포켓몬GO 게임을 하다 여성 1명을 치여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된 지 수일 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주목된다.
포켓몬GO는 스마트폰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한 위치 기반 게임으로, 사용자는 실제 장소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가상의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잡은 포켓몬을 훈련시키고 아이템을 살 수 있는 ‘체육관’이나 ‘포켓스탑’으로 불리는 장소도 있다. 포켓몬을 잡거나 유인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으면 게임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아이템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포켓코인이라는 게임 내 가상화폐를 실제 돈을 주고 사서 쓰면 더 유리하다.
일본 금융청은 포켓코인에 대한 실태 파악을 위해 제작사인 나이언틱에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자금결제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두고 있다. 자금결제에 관한 법률은 상품권, 선불카드, 온라인 게임 가상화폐 등을 발생한 회사가 파산하거나 해당 상품을 쓸 수 없게 될 때를 대비해 미사용액이 1000만 엔(약 1억1000만 원)을 넘으면 잔액의 절반을 발행보증금으로 법무국 등에 공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포켓코인이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나이언틱으로부터 청취를 통해 코켓코인 사용이나 발행체 소재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청은 비슷한 문제를 놓고 지난 5월 무료 메신저앱인 LINE(라인)의 ‘라인 팝’ 게임에서 사용되는 ‘보물상자 열쇠’ 아이템도 선불식 결제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 23일 포켓몬GO와 관련해 첫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승합차를 운전하던 남성이 운전을 하면서 포켓몬GO를 하느라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해 여성 2명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여성 1명이 숨지고 1명은 크게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