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사망했다고 13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향년 79세.
그는 텍사스에서 여행 도중 전날 밤 잠자리에 들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정부 관리는 “그가 사망하기 전 친구들에게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은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에 애도를 표시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은 “스캘리아는 뛰어난 인물이자 판사였으며 동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며 “그가 충성스럽게 봉사했던 법원과 국가에 큰 손실이다. 깊은 애도를 그의 아내인 마우린과 가족들에게 보낸다”고 밝혔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스캘리아 대법관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해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후임자를 놓고 논란이 커질 전망이라고 CNN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이를 거절할 수 있다. 스캘리아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넬은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이후 대법관 공백을 채워야 한다”며 “미국인은 다음 대법관 선정에 대해 반드시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래서 새 대통령이 뽑히기 전까지는 대법관을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대법원이 다뤄야할 많은 중요한 이슈가 있으며 상원은 공백을 가능한 한 조속히 채워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
미국 대법원은 보수 5 진보 4로 갈려 있었는데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그 지형도가 바뀌게 됐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지난 1986년 대법관에 임명된 스캘리아는 강경 보수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고 CNN은 평가했다. 그는 집 안에 총기를 소지할 권리를 옹호했으며 동성결혼 허용에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