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걱정들이 많이 있는데 두 자릿수 성장률은 아니더라도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실크로드경제권)를 내건 것도 그 때문입니다.”
도미닉 바튼 맥킨지 앤 컴퍼니 글로벌 담당 회장은 2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IGE)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세상을 바꾸는 네 가지 큰 글로벌 흐름’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바튼 회장은 대표적인 아시아통(通)이자 한국통. 2000년부터 4년간 한국 사무소를 이끌었고 2004~2009년에는 맥킨지 아시아 회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미래위원회 국제자문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세상을 바꿀 큰 흐름으로는 △신흥시장의 부상 △와해적 기술(발전)의 힘 △전 세계 인구의 고령화 △세계의 통합 등을 꼽았고 이 가운데 신흥시장의 부상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성장 가능성으로 봤다.
그는 우선 신흥시장의 424개 도시가 2025년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절반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이 가운데 315개 도시가 아시아일 것이라면서 중국의 역할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프리카의 성장과 관련해선 “나이지리아의 경우 출생아 수가 유럽 전체와 맞먹을 정도다. 기저귀 등 소비재를 파는 회사라면 당연히 이곳을 겨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추세에 맞춰 2025년까지 10억달러 이상을 버는 다국적 기업 절반의 본사가 신흥시장에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튼 회장은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조직이 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라고 강조하고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도 ‘우리는 더 이상 제조업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업체’라고 하면서 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용 로봇과 컴퓨터는 현재 곤충의 뇌 정도의 수준이지만 2023년이면 인간을 따라잡을 것이며 이로 인한 자동화는 개인의 생산성과 퇴직 연령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정부의 노령 관련 지출도 국내총생산(GDP)의 126%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의 생명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우려했다. 1935년에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이 90년 생존했지만 2011년 현재 18년 생존하고 있다는 예를 들며 “그래서 변화하지 않을 수 없고 기존의 통념을 산산조각내는 변화가 필요하다. 애플의 경우 무려 17명이 최고경영자(CEO)에게 직보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변화가 가능한 바람직한 시스템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