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화웨이의 쑨야팡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화웨이의 여왕’으로 불리는 쑨 회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5년 중국 여성 기업인 순위’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 자리에 올랐다.
1955년에 태어난 그는 1982년 중국 청두의 전자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후 중국전파미디어연구소, 베이징정보처리기술응용연구소 등 국가기관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베이징연구소에서는 일반 사무원이 아닌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쑨 회장은 1989년 화웨이의 사업 파트너로서 화웨이와의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2년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한 그는 마케팅 엔지니어, 교육센터 이사, 구매팀장 등을 거쳐 1999년 화웨이 회장에 등극했다. 이는 화웨이와의 인연을 맺은 지 불과 10년 만에 이뤄낸 것이다.
회장 자리에 오른 쑨야팡은 회사 대외 업무와 교류 업무를 담당하고, 런정페이 창립자는 내부업무를 봐 화웨이는 2명의 수장에 의해 성장하기 시작했다. 인력 자원 시스템 구축과 마케팅 분야에서의 공헌이 쑨야팡의 초고속 승진을 가능케 했다.
화웨이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쑨 회장은 국가기관 재직 당시 축적했던 인맥을 동원해 자금을 융통하며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쑨야팡은 런 창업자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했고, 회사 내 런 창업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쑨 회장은 런 창업자와 함께 ‘좌페이ㆍ우팡(좌 런정페이ㆍ우 쑨야팡)’ 콤비로 불리며 화웨이를 이끌고 있다.
쑨 회장은 화웨이 후계자 후보로도 거론되며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런 창업자가 “세습 경영은 절대 없다”고 밝힘에 따라 쑨 회장은 화웨이 차기 후계자로 지목됐다.
회사 창립 멤버가 아닌 쑨야팡이 회장에 이어 후계자 후보로까지 거론되자 업계에선 “화웨이 내 그 누구도 쑨 회장이 보여준 강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꼼꼼한 경영 스타일과 소통 능력 등으로 대외사업과 업계 교류 활동에 집중하는 그의 업무 스타일이 화웨이의 향후 발전 계획과 들어맞는다”고 평가했다.
쑨 회장은 화웨이의 주력인 통신사업에 대해 “사업자가 이익과 생존을 얻어야 통신장비업체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는 곧 현재의 라이벌이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 제조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강화된 경쟁과 협력을 통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1월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가 공개한 미국·중국 관계를 움직일 50인 ‘퍼시픽 파워 인덱스(Pacific Power Index)’ 기업 분야에서 쑨 회장은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을 제치고 첫 번째로 뽑혀 양국의 외교 관계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사로 평가됐다.
또 지난 2월 신문이 발표한 ‘2015년 아시아 재계에서 권위 있는 여성 50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명단에는 루시 펑 알리바바 공동창업자, 메기 우 알리바바 수석재무책임자(CFO),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이 포함됐다. 또 지난해에는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서 81위에 오르기도 했다.
화웨이 직원들은 쑨 회장에 대해 “겉모습은 온화하지만 호랑이 같은 리더”로 평가했다. 이어 여성의 특징인 섬세함을 바탕으로 때로는 군인 출신인 런 창업자보다 훨씬 더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한 직원은 “쑨 회장의 카리스마에 일부 고위 임직원을 제외하고 정면으로 그를 응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