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 8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KT미디어허브의 ‘사업부문 새판짜기’ 윤곽이 드러났다. 올레TV, 콘텐츠 제작, 광고, 모바일TV 등 KT미디어허브의 주요 4가지 사업이 각각 KT로 흡수되거나 유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계열사로 편입되는 등 내부 합종연횡이 진행될 예정이다.
21일 KT에 따르면 올레TV 부문은 KT미디어허브가 운영권만 가지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는 본사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KT의 사업 본부였던 KT미디어허브는 2012년 12월 분사해 올레TV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IPTV- UHD 콘텐츠 확보와 IPTV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T IPTV의 점유율은 업계 1위지만 ARPU는 3위다. 또 UHD 방송채널 송출 대행사업은 지난해 12월 이미 KT스카이라이프TV에 넘긴 상태다.
광고 부문은 KT의 지하철 5~8호선 광고, KT미디어허브의 신분당선 광고를 비롯한 서울시내 버스정류장 사이니지 운영권을 하나로 통합, KT 보다는 나스미디어가 관할하는 모양새로 될 확률이 높다.
콘텐츠 직접 제작 유통 부문은 극장판 뽀로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흥행에 실패한 이력이 있어 사실상 포기 상태다. 오히려 외부에서 사들이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또 모바일 TV부문은 KT에 남되, 수익성이 낮아 플랫폼 강화로 방향 전환이 예상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의 흔적을 없애면서, 동시에 흩어져 있던 사업부문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황창규 회장의 2가지 전략이 내포돼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스카이라이프-KT미디어허브의 합병 시나리오가 무산되며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무너졌다”는 부정적인 해석도 나온다. 실제 KT미디어허브 흡수합병 결정 이후 KT 주가는 하루 만에 10%대 낙폭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한편 KT미디어허브 임직원들은 오는 2월9일 강남 사무실에서 KT광화문 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