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45% 가까이 감소하면서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
7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24만8090가구로 올해(25만8703가구)보다 4.1%, 1만여가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내년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입주물량은 올해 9만8431가구에서 내년에는 10만2318가구로 3.9% 증가하지만, 지방은 16만272가구에서 14만5772가구로 9.0%가 감소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의 입주물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다. 내년 총 7만221가구가 준공돼 올해(5만1천99가구)보다 37.4% 증가한다.
인천시도 올해(1만472가구)보다 1000여가구 많은 1만1679가구가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서울이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2만418가구로 올해(3만6860가구)보다 44.6%나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5년 새 입주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1만9088가구)과 비슷한 규모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서울지역 새 아파트의 주요 공급원인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까지 이어졌던 옛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아파트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내년 입주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서울지역의 입주물량 감소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근 경기도의 입주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의 전세난은 올해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내년에는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이주도 줄을 잇는다.
내년 이후 서울에서 이주가 시작될 재건축 단지는 총 2만1천가구에 이른다.
여기에다 사업이 유동적이긴 하나 내년 이후 이주가 가능한 재개발(3만6천603가구) 사업 물량까지 합하면 도시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최대 5만80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는 단기간 내에 한꺼번에 쏟아지는 만큼 인근 지역 전셋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그나마 경기도의 입주물량 증가가 긍정적인 요소지만 서울지역 전세난을 완벽하게 덜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