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은 질병 초기에 염증이 심하고 손상이 빨리 진행됩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까지 평균 20개월이나 걸립니다. 이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에서 약 3~5배까지 진단이 지연되고 있음을 뜻합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회가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연구센터의 협조를 받아 ‘KORONA(Korea Observational Study Network for Arthritis)’ 코호트를 통해 ‘우리나라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현황’을 조사한 데 따른 것이다.
최찬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질병 초기에 염증이 심하고 손상이 빨리 진행되지만, 조기 진단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통증 경감 및 염증 약화 등 좋은 경과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조기 치료를 놓치면 그 이후에 적절한 치료 이뤄진데도 장애 및 손상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첫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까지 평균 20.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며 “이는 캐나다(6.4개월)·벨기에(5.75개월)·덴마크(3~4개월) 등에 비해 무려 3~5배 정도 더 늦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단순히 관절의 문제가 아니고 전신 염증성 질환으로 이는 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른 기관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진단 지연이 많이 보이고 있는데,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식과 함께 조기 진단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키면 진단 지연의 문제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에 이어 발제자로 나선 홍승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항CCP 검사 등 조기 진단 정확도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류마티스 인자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항CCP 항체 검사로 그 유용성이 검증돼 지난 2010년 새로 개정된 류마티스 관절염 분류기준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며 “류마티스인자 검사보다 진단 특이도가 높아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류마티스 관절염인데도 류마티스 인자와 항CCP 항체 모두 음성인 ‘혈청음성 류마티스 관절염’인 경우에도 MRI 등의 영상의학검사를 통해 염증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항CCP 검사와 MRI 검사 등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 사용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검사비용이 부담돼 검사를 꺼려하는 실정이다.
홍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만큼 산정특례등록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게끔 해야 한다”며 “특히 비보험 영역인 항CCP 검사와 관절 MRI 검사는 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