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의 구조적인 사회 현상과 맞물려 기존의 치료 부문에 국한되던 것과 달리 이제는 질병의 예방 및 관리까지 가능한 종합의료 솔루션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국내 의료산업은 2010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따르면 의료산업 성장 지표인 의료기기 부문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7009억원을 기록했다. 헬스케어에 대한 개념이 잡히기 시작한 2009년(3조6440억원)보다 1조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2011년에는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고, 지난 4년간 연평균 5.4%씩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 수는 2600여개로 약 3만8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수출입 현황은 수입이 더 많은 무역적자 구조다. 2013년 기준 수출, 수입은 23억5600만 달러, 27억2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9.8%, 4.9% 증가했다.
의료산업의 최신 흐름은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화가 꼽힌다. 가장 대표적인 융복합 기술은 의료로봇이다. 웨어러블 기반의 의료로봇은 걷지 못하는 환자를 걸을 수 있게 도와주는 등 재활 부문에 응용된다.
검사·진단 분야의 핵심인 영상장비도 점점 발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병실이나 수술실에서 직접 촬영이 가능한 이동형 엑스레이 제품인 ‘GM60A’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고정형 엑스레이와 동등한 영상 품질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보유한 이동형 초음파·CT(컴퓨터단층촬영장비)·엑스레이·혈액검사기 등의 제품을 경량·소형화한 후 ICT 기술을 접목해 최선의 응급의료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 사장은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헬스케어 산업은 치료 중심에서 사전 예방과 조기 진단으로 급격히 옮겨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이 2020년 6조9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며, 의료기기 사업의 시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의료기기가 우리 경제를 떠받칠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자 정부는 ‘2020년 세계 의료기기 7대 강국’ 도약을 위한 4대 전략 70개 세부 과제를 마련해 추진 중이다. 4대 전략으로는 △전략적 R&D 투자 △신뢰성 확보 △규제 효율화 △개방 혁신형 생태계 구축 등이다. 주요 세부 실천 방안으로는 의료기기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첨단의료복합단지, 병원, 인증기관을 연계한 신뢰성 평가시스템을 구축한다.
아울러 수출 확대를 위해 국내 기업의 수출 단계별·국가별 맞춤형 지적재산권 방어 전략을 마련하고 해외 임상비용 지원 및 해외 인증 컨설팅 제공을 확대한다. 이밖에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 확대, 의료기기 인허가 전문가 과정 개설 등 전문인력 양성에 힘쓸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 의료계가 힘을 모아 의료산업 선진화에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의료기기 분야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다만 첨단 의료기기 산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섣부른 접근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 면밀히 분석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는 이달 30일 일본 경제신문 산교타임즈(産業タイムズ)와 함께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회 한일산업포럼: 한일 미래성장엔진, 의료산업 혁명을 조망한다’를 개최한다. 이투데이는 이번 포럼에서 한·일 양국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급변하는 의료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