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
1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 심리로 열린 이재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원심보다 2년 줄어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1월 21일까지인 구속집행정지는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국내 조세포탈·배임 혐의와 부외자금 조성으로 인한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 등을 무죄로 판단했다. 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 자체를 횡령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범죄액수는 조세포탈 251억원, 횡령 115억원, 배임 309억원 등이다.
앞서 이재현 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546억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회삿돈 963억원을 횡령했으며 569억원의 손해를 끼친(배임)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이재현 회장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재현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해 1월 1심 결심공판 당시보다 구형량을 1년 줄였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삼성·신세계·한솔 등 범 삼성가가 이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 회장이 예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현재 상태로는 수감생활을 견디기 어렵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서울고법 형사10부에 제출된 탄원서에는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형인 고 이창희씨의 부인 이영자씨, 차녀 숙희씨, 3녀 이순희씨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8월 부인으로부터 신장 이식수술을 받은 후 고농도 면역억제제를 투여받고 있다. 면역억제제와 수감생활 영향 등으로 유전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CMT)가 더욱 악화됐고,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