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스마트폰 시장에 매달리고 있다. 회사는 3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4’ 개막을 이틀 앞두고 새 대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3와 렌즈 카메라(스마트폰에 부착할 수 있는 몸체 없는 카메라),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NWZ-A17 등 일련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2.1%에 불과했다. 삼성의 31.1%와 애플의 13%에 비교하면 참으로 보잘것 없는 수치다.
그러나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우리가 스마트폰시장에 계속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스마트폰에서 웨어러블이나 혹은 다른 기기로 옮겨가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우리가 그런 변화의 다리를 이으려면 여전히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이동통신사와 하청업체, 궁극적으로는 고객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한 때 전자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선구자로 여겨졌으나 최근 수년 간은 치열한 경쟁 속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는 내년 3월 마감하는 올 회계연도에 500억 엔(약 4850억원)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니 주요 주주인 다니엘 롭 서드포인트 CEO 등 투자자들은 회사가 수익이 나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털어버리고 강점에 다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물론 이들 투자자의 의중에는 스마트폰사업도 있다고 CNBC는 덧붙였다.
그러나 히라이 CEO는 “이미 우리는 PC사업을 털어버리고 TV 제조 사업부는 분사하는 등 투자자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이행하고 있다”며 “현재 소니의 핵심 초점은 TV사업, 비디오게임 및 네트워크 서비스, 디지털 이미징, 모바일”이라고 역설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이 여전히 소니의 핵심사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어 “우리는 큰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전자사업에 다시 집중할 것”이라며 “비록 회생하는 과정이 너무 느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분명히 진전은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이번 IFA 전시회에서 새 스마트워치도 공개했다. 이는 세 번째 도전이다. 삼성도 몇몇 스마트워치를 이미 출시했고 애플은 다음 주 행사에서 이른바 ‘아이워치’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히라이 CEO는 이와 관련해 “여전히 스마트워치는 실험단계에 있다”며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