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서 히스패닉계 밀레니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인구 비중은 물론 문화·산업·소비 등에서 히스패닉 밀레니얼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히스패닉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이주민과 그 자손을 뜻한다.
미국 상무부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미국의 히스패닉 인구는 520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미국의 스페인어 사용 인구는 세계 5위에 올라 있다.
현재 미국 학생 5명 중 1명은 히스패닉이다. 히스패닉은 신생아 4명 중 1명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0년에 걸쳐 매달 5만명의 히스패닉 인구가 18세 성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히스패닉은 영어와 스페인어를 같이 구사하며, 자체적인 의류와 생활습관 등을 고수하면서 미국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히스패닉 밀레니얼은 특유의 낙관적인 성향과 맞물려 경제적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바스PR노스아메리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3760만명이 가정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히스패닉 젊은층의 70%가 스페인어를 쓰고 있으며, 61%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히스패닉이 아닌 경우에도 32%가 스페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히스패닉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인들의 축제 문화도 바뀌고 있다. 앞서 아일랜드계 축제인 성패트릭데이(St.Patrick’s Day)에 참여하는 미국인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멕시코 최대 행사인 ‘싱코 데 마요(CInco de Mayo)’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히스패닉이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보다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을 더 챙기면서 유통업계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이다.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다른 인종에 비해 강하다는 사실도 히스패닉 밀레니얼에 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이는 소비자신뢰지수의 상승과 맞물려 소비를 늘리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히스패닉 젊은층의 80%가 자신의 미래가 밝다고 밝혔다. 이는 비히스패닉의 73%에 비해 높은 것이다. 미국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도 히스패닉이 51%로, 40%의 응답률을 기록한 비히스패닉에 비해 높았다. 고용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밝힌 히스패닉은 53%였다. 같은 질문에 대한 비히스패닉의 응답률은 46%였다.
히스패닉 밀레니얼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는 46%로 비히스패닉의 32%를 압도했고, 일주일에 1회 이상 외식을 한다는 응답률은 78%로 비히스패닉의 64%에 비해 높았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레스토랑 방문객의 25%가 히스패닉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히스패닉의 사업자 등록도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6.7%씩 늘고 있다. 이는 비히스패닉의 3.1%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기업들은 히스패닉 밀레니얼을 잡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대표적으로 네슬레를 비롯해 주요 소비재기업들은 히스패닉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제품 설명을 스페인어로 표시하고 있으며, ABC방송은 지난해 히스패닉 밀레니얼을 대상으로 새로운 TV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유통업체 타깃은 멕시코 뷰티브랜드 티오나초를 팔고 있다
아바스는 18~24세의 히스패닉과 비히스패닉 8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