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 반군 단체 ‘이슬람국가(IS)’ 거센 공세로 내전 위기를 겪는 이라크 중앙정부가 신임 총리 선출을 놓고 설상가상으로 내분 위기에 직면했다.
11일(현지시간) 푸아드 마숨 이라크 대통령은 하이데르 알아바디(62) 국회부의장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 이에 현직 총리인 누리 알말리키(63)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정정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미국 정부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마숨 대통령의 총리 지명에 따라 30일 안에 새 정부를 구성,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우리 모두 이라크에서 테러단체를 척결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국민통합을 촉구했다.
이에 알말리키 총리도 TV연설에서 “마숨 대통령이 헌법과 정치과정에 역행하는 쿠데타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며 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곳곳에는 알말리키 총리를 지지하는 보안군이 배치되고 지지자 수백병이 보안군의 호위 속에 시위에 나서 폭력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제사회는 물론 국내 정계에서도 알말리키 총리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고 있어 알말리키가 현재의 입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이라크 북부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IS에 맞선다는 이유로 쿠르드자치정부(KRG) 군대에 직접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도 알말리키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알말리키 총리가 집권기간에 수니파 장교들이 차지하던 요직을 자신을 지지하는 시아파 장교들로 교체해 군부 내 탄탄한 지지 기반을 구축한터라 정권 이양이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