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미국에 송환된 켄트 브랜틀리 박사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톰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에볼라 바이러스가 미국에 퍼질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틀리 박사의 상태가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바이러스가 치명적이어서 환자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브랜틀리 박사는 전일 조지아주 매리에타의 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직후 CDC의 본부가 있는 애틀랜타 에모리대 병원으로 옮겨졌다.
브랜틀리 박사는 코와 귀 그리고 장기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에볼라 감염 2기 진단을 받은 상태다.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낸시 라이트볼 역시 수일 안에 이 병원으로 후송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CDC는 이달 안에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서아프리카 지역에 파견할 계획이다. 이들 전문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긴급 대응센터를 설치하고 각종 의료지원 활동을 펴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오는 4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국과 아프리카 간 정상회담 참석자들에 대해서도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 정상회담은 아프리카 5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첫 회의지만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에볼라 사태를 이유로 방문 일정을 취소했고 기니 대통령도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미국은 앞서 전 세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의 70% 이상이 발생한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기니 등 서아프리카 3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경보는 지난 2003년 사스(SARS) 확산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은 에볼라 감염자 유입을 막기 위해 감염자 추적 및 격리치료 등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자국민에게 서아프리카 국가 여행 자제를 경고했다.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국립보건원(NIH)은 다음 달 백신 실험판으로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되면 고열을 동반한 구토와 설사·출혈 등의 증세를 보인다. 최대 치사율은 90%에 달한다. 지난달 말까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모두 1320여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729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