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 돼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가운데 사고기가 택한 항로는 일부 항공사가 피하는 루트라고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일부 항공사가 사고기의 항로로 운항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항공사 콴타스 대변인 앤드류 맥긴스는 최근 몇달간 해당 항로로 운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콩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도 소속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과하는 항로로는 상당기간 다니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의 항공사들이 우크라이나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이 항로를 피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3월 3일 부터 해당 영공을 지나는 루트를 피해 운항했다. 뉴질랜드의 에어뉴질랜드, 일본의 전일본공수(ANA)과 일본항공(JAL)도 우크라이나 영공을 피하고 있다. 필리핀항공의 경우 “전쟁지역 항공은 피한다”고 밝혔다.
앞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기 MH17의운항 항로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공인돼 있다고 밝힌바 있다. 말레이사항공 측도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해당 노선 운항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루트가 운항 금지 구역이 아니며 유럽과 아시아 국가를 잇는 항로 중 인기있는 루트라고 전했다. 그러나 항공사들이 여객기 운행이 조심스러운 곳으로 분류하는 곳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모신 아지즈 말레리언뱅킹 애널리스트는 “전염병처럼 앞으로 모든 항공사들이 이 루트를 피할 것”이라면서 “현재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 영공으로 상업용 비행기들이 매일같이 지나다니지만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