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여성 생활용품 기업 유니참과 일본 1위 택배업체 야마토운송은 카리스마 넘치는 설립자 뒤를 이은 후계자들이 회사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1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설립자가 이끄는 회사는 강하다.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년 전에 비해 시가총액을 늘린 기업을 집계한 결과 패스트리테일링(31배)과 소프트뱅크(30배) 일본덴산 등 개성 넘치는 창업자가 있는 기업이 제일 앞줄에 늘어서 있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를 보유한 아시아 최대 의류 소매업체로 야나이 타다시가 설립자다. 소프트뱅크는 한국계인 손정의 회장이 세웠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2세 경영인들이 설립자의 이런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지다. 애플은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 혁신이 약해졌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빌 게이츠가 2000년부터 서서히 경영에서 거리를 뒀지만 계속되는 부진에 올 초 기술고문으로 복귀했다.
아버지인 다카하라 게이치로의 뒤를 이어 2001년 사장에 오른 다카하라 다카히사도 시장의 의구심을 극복해야 했다. 다카하라 다카히사 사장은 “나는 보통사람이다”라며 “아버지와 정면승부할 수 없다”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거침없이 질주했던 아버지와 달리 다카하라 사장은 직원의 힘을 끌어내는 경영을 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아침 6시 반에 출근하면 그날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축하편지를 보내고 직원들의 답장도 살펴본다. 좋은 사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직원들의 속내를 알고 싶은 의도라고 다카하라는 설명했다.
유니참 직원들은 매주 30분 간격으로 작업계획을 세우고 이를 공유한다. 직원 본인의 행동을 촉구하는 것과 동시에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런 작지만 우직한 시도로 그가 사장에 취임한 이후 영업이익은 약 3.5배, 시가총액은 7배 늘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야마토운송의 전략도 유니참과 비슷하다. 3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면서 중흥시켰던 오구라 마사오가 1995년 은퇴했지만 회사는 그 이후에도 매출이 2배나 늘어났다.
오구라 마사오는 사실 1971년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았지만 사실상 기존의 화물운송에서 택배사업으로 회사를 확장시켰기 때문에 제2의 창업자로 불렸다.
그런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가 없는 대신 회사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모으는 방법을 택했다. 현재 사장인 야마우치 마사키는 매주 금요일 아침 9시 본사에 부장 과장 계장과 일반 사원을 모두 불러 아이디어 회의를 갖는다. 편의점 매장에서 수하물을 수령하기, 전자결제 등의 참신한 방법이 이 회의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