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이 프리미엄 IPO 시장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투자금 유입이 활발한 진짜 프리미엄 시장은 유럽 IPO 시장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IPO는 급증했으며 규모는 197억 달러(약 20조5096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의 IPO 규모는 이보다 월등한 225억 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IPO 시장 규모를 제친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에 대해 CNBC는 미국 시장은 미국 최대 온라인 식품 배송업체 그럽허브(GrubHub)와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 개발업체로 유명한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 등의 증시 데뷔 등 특정 기업 이슈가 집중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을 뿐 실제로 올해 IPO 시장이 눈부신 곳은 유럽이었다고 지적한다.
올해 유럽 IPO 시장이 미국을 제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최근 기술주 종목 중심으로 커진 미국시장의 변동성이 지목되고 있다. 올 들어 수익이 미미하거나 수익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당수의 기술주와 바이오주가 미국 증시에 데뷔하면서 이들 종목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커졌다.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데뷔한 기술주와 헬스케어 종목 각각 21%와 15%이지만 유럽 IPO 시장에서 기술주와 헬스케어 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3%, 7%에 그쳤다. 대신 유통과 같은 전통적 산업 분야가 유럽의 IPO 강세를 이끌었다.
유럽 IPO 시장 활황을 미리 간파한 미국 투자자 숫자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가 유럽 시장에 베팅한 투자 규모는 지난 12개월간 120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러나 CNBC는 알리바바의 증시 데뷔 하나로 IPO 시장 전체가 활기를 얻는 것을 지적하며 거대 기술기업의 부재가 유럽 IPO 시장의 성장세를 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