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밥상 위에 오른 ‘생물 생선’

입력 2014-04-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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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방사능 공포 딛고 소비 회복세

올해 들어 롯데마트 생선 매출은 17.4% 늘었다. 지난달 매출 회복세는 더욱 뚜렷하다. 3월 이마트 수산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고, 롯데마트에서는 22.6% 뛰어올랐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사태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를 딛고, 생선이 다시 밥상에 오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생물 생선’ 소비 회복이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롯데마트에서 반건 명태와 반건 옥돔 매출은 각각 51.1%, 75.7% 줄었지만 생물 갈치와 가자미 매출은 각각 56.8%, 41.5% 늘었다. 생물은 대구 11.5%, 조기 2.2%, 갑각류 55%, 오징어 22.5% 등 모든 품목이 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방사능 여파로 수산물 수요가 감소하고, 이상 기온으로 갈치ㆍ고등어 등 인기 생선의 생물 어획량이 줄면서 ‘반건 생선’이 인기를 끌었던 2011년, 2012년과는 대조적이다. 2010년 연간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방사능 사태가 발생한 2011년 생물 생선 매출은 93.7로 줄고 반건 생선 매출은 176.6까지 급증했다. 2012년 격차는 더욱 벌어져 생물 생선 83.8, 반건 생선 190.4를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반건 생선의 경우 원물을 비축해 만들기 때문에 수급과 무관하게 가격 변동폭이 적고, 방사능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같은 추세는 한풀 꺾였다. 생물 생선 매출이 84.0으로 소폭 늘고 반건 생선 매출이 126.1로 줄어든 것. 수산물 매출에서 가장 큰 구성비를 차지하는 생물 생선 매출 신장은 연간 수산물 소비 전망을 밝게 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일본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수산물 이력제, 방사능 검사 강화 등 정부와 유통업계의 안전대책이 정착돼 가는 데다 당초 우려와 달리 별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자 소비자 불안감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양수산부가 이달 1일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국내산 수산물 이력제도는 소비자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즉시 생선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공적으로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는 한우이력제처럼, 바코드를 통해 ‘생산(수협)-가공 및 유통(정부)-판매(대형마트)’ 이동 흐름 전 과정이 공개된다.

지난해 9월 후쿠시마 등 일본 수산물을 수입금지한 조처도 도움이 됐다. 마트 관계자는 “방사능 유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자체적으로 취급하지 않아 실제로 변화된 내용은 없지만,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데는 (수입금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에서 지난해 11월 오징어 매출은 전달보다 23.9%, 삼치 매출은 15.8%, 갈치 매출은 5.5%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수산물 가격이 내려가고, 따뜻한 날씨로 수산물이 다양해진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올해는 풍어로 주요 수산물 가격은 예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고등어ㆍ삼치ㆍ대구 등 대표 인기 생선의 평균 도매가격은 올해 들어 전년 대비 28~55% 가량 하락했고, 홍합ㆍ바지락ㆍ쭈꾸미 가격은 20~30% 내렸다.

롯데마트에서 생물 생선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갈치의 경우, 올해 1~3월 전국 수협 위판장 및 부산공동어시장의 위판 실적은 지난해 4271톤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9699톤을 기록했고 상품 기준 5kg 1상자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 13만5005원에서 올해 12만1946원으로 10% 가까이 저렴해졌다.

또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봄 수산물이 예년보다 빨리, 다양하게 잡힌 것도 영향을 줬다. 4월 중순이 제철인 봄 꽃게는 3월 중순부터 조업이 시작돼 출하량이 대폭 늘며 가격도 떨어졌다. 덕분에 지난달 이마트 봄 꽃게는 전년보다 200% 이상 판매됐다.

대형마트들은 수산물 진열방식이나 포장을 바꾸는 등 수산물 소비 촉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이마트는 올해 2월부터 생선을 원물 그대로 진열하는 포구 직송 수산매장을 도입했다. 포구 직송 매장은 유통되는 시간을 줄이기 때문에 산지에서 판매되는 수준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손질해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플러스는 수산물을 원물 또는 조리상태에서 5일까지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스킨팩을 선보이고 있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MD(상품기획자)는 “올해 들어 수산물에 대한 소비가 살아나면서, 특히 생물 생선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어 전망이 밝다”며 “산지 다변화와 유통단계 축소 등으로 다양한 생물 생선을 저렴하게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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