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리콜이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리콜을 시행한 데 이어 토요타도 최근 전 세계서 640만여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GM과 토요타 이외에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주요 기업들이 올 들어 실시한 리콜 규모만 1500만대에 이른다.
이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각국 교통안전 당국의 규제 강화가 리콜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주요국의 교통당국이 안전 관련 단속을 강화하자 기업들이 아예 잠재적 결함이 있는 차량의 판매들을 사전에 막는 등 선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토요타는 이날 코롤라 야리스 하이랜더 등 27종의 모델에서 5개의 개별 결함을 이유로 전 세계에서 약 640만대의 차량을 리콜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일 포드는 북미 지역에서 43만여대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GM은 지난달 점화장치 결함으로 260만대 리콜했는데 특히 2001년부터 해당 결함을 알고도 쉬쉬하면서 뒤늦게 리콜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규제 당국과 협상을 할 수 있었던 문제가 최근 규제가 강화되면서 막대한 벌금이나 형사기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토요타는 지난달 미국 법무부에 벌금 12억 달러(약 1조2444억원)를 내기로 합의하면서 형사소송을 면하게 됐다. 앞서 회사는 급발진 문제로 지난 2009~2010년 사상 최대인 1000만대 규모를 리콜했다. 이에 대해 규제 당국은 소비자를 오도하고 해당 결함에 대해 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책임을 물었다.
NHTSA 출신 컨설턴트인 앨런 J. 캠은 “다른 업체들은 분명 토요타의 상황을 예의주시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신의 은총이 없었다면 우리도 저렇게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규제강화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이나 중국 등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어 차량 결함 문제가 소송이나 막대한 벌금 등 더 큰 문제로 번지기 전에 업체들이 리콜에 나서는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자동차 정보 웹사이트 에드먼드닷컴의 제시카 캘드웰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기업들이 부정적 반발이 제기되기 전에 선제 대응으로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요즘 소비자들은 자동차 결함이 언제 사고나 사망으로 이어지는지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