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조용히 개혁의 시동을 걸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3월 마감한 2013 회계연도에 2조4000억 엔(약 24조43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지난해 2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라는 영광도 얻었다. 그러나 도요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거대한 조직 속에서도 스피드 경영을 도모하는 은근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도요타는 지난 1일 조직 개편 당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 대신 사령탑의 지원을 강화하는 사무국을 신설했다. 도요타는 회장과 사장, 6명의 부사장들로 구성된 ‘전략 부사장회’에서 전체 전략을 결정해왔다. 그러나 여기서 결정된 전략이 구호에만 그치고 현장에 제대로 스며들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자 경영진과 현장의 중개역할을 맡는 사무국을 1일 자로 새롭게 만들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기획 담당인 테라시 시게키 전무이사가 이끄는 사무국은 회장 사장과 현장 책임자인 부사장들 사이에서 최고경영진의 큰 그림을 구체화해 각 현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상향식 경영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하향식 경영을 일부 도입하려는 의도라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또 도요타는 플랫폼 중심으로 차량을 개발하는 팀도 극비리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기술개발과 디자인 등 사내 각 부서에서 차출된 이 팀의 각 구성원은 세단형 ‘캠리’로 대표되는 K플랫폼에 지명되면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하이랜더와 아발론 등 다른 자동차도 염두에 두고 일을 한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목적은 개별 모델 최적화에만 몰두해 모델을 방만하게 개발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지금까지는 영업의 목소리가 커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만 적용되는 모델을 중구난방식으로 개발해 현재 모델 종류가 70개나 된다. 이에 도요타는 크게 K플랫폼과 소형차 중심의 B플랫폼,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 등의 C플랫폼로 단순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 및 조달의 원활화를 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