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 한진해운이 오는 8일 만기가 돌아오는 18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해 상환고비를 넘겼으나 올해 갚아야 할 용선료가 1조원을 넘는 등 좀처럼 재무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오는 9월까지 컨테이너 72척과 벌크선 52척에 대한 용선료가 1조554억원에 달한다. 올해 예정된 회사채상환액 3900억원과 은행권 단기차입금 1700억원 등을 감안하면 한진해운이 올해 마련해야 할 비용은 2조원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진해운이 기대고 있는 것은 회사채 상환제도다.
한진해운은 오는 8일 1800억원, 6월27일 600억원, 9월30일 1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를 신속인수제를 활용해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회차라도 지원이 차질을 빚을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달 만기예정인 1800억원에 대한 회사채 상환액에 대한 차환발행심사위원회 승인도 극적으로 얻어냈다. 당시 신용보증기금이 차환발행 승인에 동의하지 않아 M&A업계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돌았었다.
차환 지원 규모 부담이 가장 큰 신보가 산은의 인수 물량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차심의 승인은 지연됐다. 신보는 1800억원 중 산은이 인수한 회사채 700억원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한진해운은 회사의 근간인 배를 팔아 빚을 갚겠다고 자구책을 세웠다.
한진해운의 전용선 사업부 중 벌크선 부문의 지분 일부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로 넘어갔다. 한진해운은 이를 통해 3000억원의 유동성 현금을 마련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자비용이 700억원 줄지만 연간 15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해 내는 사업부를 매각해 순이익 턴어라운드는 더 지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실적은 이미 전년대비 반토막 상태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20.8% 감소한 -2424억4800만원이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 6.6% 줄어든 10조3317억원, -680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1079.52%를 넘긴 상태다.
앞서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지원자금 마련을 위해 에쓰오일 지분 매각과 항공기 매각 등을 통해 총 3조5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M&A업계 관계자는“한진해운이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