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국회의장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침공행위를 중단하고 크림반도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러시아 군병력이 크림반도에서 의회와 공항 등 주요 시설을 점령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병력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크림반도 파견관인 세르기이 쿠니트신은 이날 현지방송 ATR과의 인터뷰에서 “13대의 러시아 비행기가 각각 150명의 병력을 태운 채 크림반도 심페로폴 인근 그바르데이스코예공항에 착륙해 장악했다”며 “현재 이 군기지는 폐쇄된 상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이날 러시아의 군사헬리콥터 10대 이상이 크림반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회는 이날 국가주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러시아에 요구하는 한편 미국ㆍ영국ㆍ러시아 등과 맺은 지난 1994년의 합의에 따라 크림반도 정세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개입 설을 부정하며 “우크라이나 내부사정에 따라 발생한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폭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개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긴급연설에서 “우리는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했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러시아 군대의 개입은 우크라이나 주민의 삶에 심각한 방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군사적 개입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와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