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자기소개에 ‘여성’과 ‘남성’ 외에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회원 성별 표시 시스템을 수정했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생물학적 구분이 아닌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성전환자(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들이 스스로 규정하는 성 정체성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성별(Gender) 표시를 위한 메뉴에 ‘여성(Female)’과 ‘남성(Male)’ 등 2개 선택만 존재했던 과거와 달리 설명을 기입해 넣을 수 있는 ‘맞춤(Custom)’ 선택지를 추가했다. 이를 선택하면 바로 아래에 사용자가 구체적인 성 정체성 표현을 입력할 수 있다.
다만 성 정체성과 무관한 엉뚱한 말을 넣는 등 남용하는 일을 막고자 ‘무성(Agender)’, ‘트랜스(Trans)’, ‘양성(Bigender)’, ‘기타(Other)’,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Male to Female)’,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Female to Male)’ 등 약 50개의 표현 중에서 하나를 골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 이런 시스템 변경이 영어를 쓰는 미국 사용자에게만 적용되고 있으나 한국어 등 다른 언어를 쓰는 사용자 또는 국가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변경 작업을 주도한 브리엘 해리슨 페이스북 엔지니어는 이날 자신의 성별 표시를 ‘여성’에서 ‘성전환 여성(TransWoman)’으로 바꿨다고 통신은 전했다.
해리슨은 “이번 조치에 대해 아무 의미가 없는 사람이 많겠지만 의미가 있는 소수에게는 세상을 얻은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언론들은 페이스북의 이러한 조치가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 등의 비판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구글이 운영하는 SNS ‘구글 플러스’도 남성과 여성 외에 ‘기타’를 선택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처럼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없다. ‘기타’를 선택한 구글 플러스 사용자 수는 약 1%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