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지난 1월 신용등급 ‘AA-’와 ‘AAA’ 등급 기업의 5년물 회사채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224bp(bp=0.01%)로 2012년 6월 이후 2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차이나본드인덱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스프레드는 전월 대비 27bp 뛰었다. 하이퉁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AA-’등급은 글로벌 투자부적격(정크)등급과 동급이다.
미국의 비슷한 회사채 스프레드는 현재 403bp로 중국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중국은 인민은행이 규제를 대폭 강화한 1997년 이후 현지 유통시장에서 거래된 회사채 가운데 공개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만일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 여파는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궈타이쥔안증권의 쉬한페이 채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채권시장에서 확실히 올해에 첫 디폴트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며 “경기는 둔화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성장세를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광산업체에 자금이 들어간 한 신탁증권이 디폴트 위기에 몰리면서 우려가 확산됐다. 해당 신탁상품은 중성신탁이 발행하고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이 판매를 대행한 이른바 ‘자산관리상품(WMP)’이다.
광산업체가 파산하면서 디폴트 위기가 고조됐으나 당국이 개입해 이를 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건자재, 금속ㆍ광업 등 세 업종에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530억 달러(약 57조원)이며 내년은 210억 달러에 각각 달한다.
다른 업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음료 전문 포장재업체인 주하이중푸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순손실이 최대 4억5000만 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달 28일 유통시장에서 2015년 만기 회사채 거래가 중지됐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단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돼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과 기업들은 위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에버그로잉뱅크의 청칭성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도 디폴트 우려가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철강과 석탄, 해운이나 태양광산업 쪽에서 디폴트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