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개인의 해외 전자상거래 횟수를 제한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일 “외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물품 구매를 1년에 두 번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호르헤 카피타니치 대통령 실장은 “이번 전자상거래 제한 조치는 달러화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인터넷으로 해외물품을 구매할 때 자금출처 등 개인의 금융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구매액수가 25달러(약 2만6000원)를 넘으면 판매금액의 50%에 해당하는 수입세와 35%의 금융거래세를 내야 한다.
정부는 달러화 국외 유출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으나 페소화 가치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페소 환율은 23일 17% 급락해 8.1842페소를 기록했다. 하락폭은 지난 2002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다. 페소 가치는 지난 1년 간 달러 대비 35% 떨어졌다.
암시장에서는 페소 가치 하락폭이 더욱 커지면서 1달러당 12.85페소였다.
더크 윌러 씨티그룹 전략가는 “자본유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통제하기 매우 힘들 것”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르헨티나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이 300억 달러를 밑돌면서 사실상 환율 방어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294억4000만 달러로 2006년 11월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1년 간 3분의 1 감소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외환보유고 감소를 막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이는 인플레이션 유발이란 문제를 안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비공식 인플레이션율은 28%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연말 외화보유액이 220억∼250억 달러를, 2015년에는 200억 달러선이 붕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이먼 아라세나 국제금융협회 남미아메리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통화 가치 하락의 정도와 정부의 대응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율이 30~40%에 달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면서 “(상황을 호전시킬)‘마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