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전격 참배하면서 한일ㆍ중일 관계가 급격히 냉각될 전망이다.
아베가 26일(현지시간) 현직 총리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지난 2006년 8월 참배 이후 7년여 만에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아베가 참배한 지 1시간도 채 안 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은 아베의 참배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그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면서 한국, 중국과 일본의 긴장된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WSJ는 평했다.
아베 총리는 신사 참배 후 기자들에게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들에게 존경을 보내고 그들의 영혼이 평화 속에서 안식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참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아베 총리가 재임 1기 시절인 지난 2006~2007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여러 차례 표시했으며 26일은 그의 2기 총리 취임 1주년이 된 시점이라며 우파의 지지를 확고히 다지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신사참배를 하지 않았으나 이미 봄과 가을 제사에 공물을 봉납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행위로 고통받은 여러 아시아 국가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한편 아베에 앞서 고이즈미는 총리로 재임한 지난 2001~2006년까지 매년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해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05년 반일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이번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중국에서 격렬한 반일시위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앞서 일본 정부가 지난해 9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를 국유화하고 나서 반일시위가 격화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과 한국, 중국의 외교적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으로 신사참배를 감행했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은 중국의 국부인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을 맞는 날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