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마사회 회장·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임명으로
공공기관 파티를 끝내겠다고 외친 박근혜 정부가 친박계 인사들을 다시 공공기관 수장으로 임명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의 첫 걸음인 인사에서 다시 낙하산 인사를 등용해 과연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 부호가 달렸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공석으로 남아 있던 기관장 인사에서 친박계 대표 재계인사인 현명관(72) 전 삼성물산 회장을 마사회장으로 임명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도 신임 사장에 친박계 중진인 김학송(65) 전 의원을 내정했다.
신임 마사회장 공모에 마사회 출신 인사 2명을 포함한 모두 9명이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이미 현 전 회장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결국 현 회장이 마사회 34대 신임회장으로 낙점되면서 마사회는 내부인사가 한번도 회장자리에 오르지 못한 공공기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현 신임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재계 인물로 꼽히며 2006년부터 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갔다. 현 신임회장은 1965년 행정고시 4회 합격 후 감사원 부감사관을 지냈다. 이후 공직을 떠나 호텔신라 부사장, 삼성건설 대표, 삼성그룹 비서실장, 삼성물산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을 지내 대표적인 삼성맨으로 활동했다. 재계를 떠난 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선정위원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이후 현 신임회장은 2006년 박근혜 의원 전략회의 멤버,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캠프 미래형정부기획위원장, 2012년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 정책위원을 맡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갔다. 이 기간에 현 신임회장은 두차례 제주도지사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낙선하는 쓴맛을 봤다. 이 같은 배경으로 그의 이번 마사회장 임명도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이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신임 사장에 내정된 김학송 전 의원도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친박계 중진의원이다. 지난 9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장석효 전 도로공사 사장이 비리혐의로 퇴진하자 도로공사는 1차 사장 후보 공모했지만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무효로 하고 다시 재공모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이 지원했다.
김 전 의원 지원 당시 도로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아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김 전 의원이 도로공사 사장으로 내정돼 정치권을 비롯해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사로 이달 중 기획재정부가 발표할 공공기관 개혁안이 자칫 보여주기식 공공기관 개혁안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