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눈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쏠려 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월 850억 달러(약 92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 등 주요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회의 결과는 한국시간 19일 새벽에 나온다.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은 금리 상승과 시리아 불확실성, 정부 채무 상한 증액을 놓고 벌이는 정쟁 등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위협할 요인들을 감안해야 한다.
이번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확실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장의 관심은 양적완화 규모가 얼마가 될지에 쏠려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연준이 채권매입 규모를 종전보다 100억~150억 달러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양적완화 축소폭이라면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양적완화 축소 재료가 시장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큰데다 축소폭도 전체 자산매입 규모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연준이 지금까지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매입한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채권(MBS) 규모는 3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벤 버냉키 의장의 후임으로 유력했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전날 의장 후보를 고사했다는 소식은 시장에 안도감을 전했다. 비둘기파를 대표하는 재닛 옐련 부의장이 차기 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17일 유럽증시에서 스톡스유럽600지수는 0.6% 오른 313.42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5년여 만에 최고치다. 신흥시장도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인도 루피화 환율은 이날 달러에 대해 62.83루피로 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준의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강도가 세게 이뤄지면 글로벌 시장 역시 휘청일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FOMC 정례회의에 대비해 추석연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전일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앞두고 추석연휴 기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가동을 지시했다. 연준의 결정에 따른 비상사태에 신속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다.
금융감독원은 거시감독국을 중심으로 비상금융종합상황반을 구성, 추석연휴 기간 중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간다. 한국은행도 박원식 한은 부총재 등 주요 간부들이 정상 출근해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등 통화금융대책반을 편성하고 비상근무를 실시키로 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주요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FOMC 회의 결과와 신흥국 및 주요 해외증시 상황을 분석한 뒤 오는 23일 금융시장 안정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