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세대교체가 임박하면서 다음 세대를 이끌 차기 리더에 대한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프랑스 2위 자동차업체 르노의 2인자였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의 은퇴를 기다리고 싶지 않다”며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로 이직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면 명예로울 것”이라고 밝혀 큰 파문을 불러일으킨 끝에 결국 사임했다.
타바레스의 발언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 차기 CEO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의 주기적인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이런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이미 지난해 11월 앨런 멀러리 CEO가 2014년까지만 직무를 맡는다고 밝혔다. 당시 COO로 전격 승진한 마크 필드가 차기 CEO로 유력시되고 있다.
애커슨 CEO는 아직 떠나는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임기가 2016년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GM 차기 CEO 후보는 다양한 편이다. 스티브 거스키 부회장과 마크 로이스 북미 담당 사장이 선두주자로 부각된 가운데 메리 바라 제품 개발 대표와 그레이스 리블레인 구매 총괄 부사장이 업계 최초 여성 CEO를 노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폭스바겐은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CEO가 후계자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마티아스 뮐러 포르쉐 CEO와 윈프리드 바흐랜드 스코다 CEO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르노와 피아트는 아직 CEO들이 사임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르노에서는 자매회사인 닛산의 앤디 팔머 수석부사장과 조 피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제롬 스톨 르노 경상용차 영업ㆍ마케팅 담당 부회장이 차기 CEO로 거론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피아트는 알프레도 알타빌라 비즈니스개발 부문 대표와 헤럴드 웨스터 알파로메오 CEO가 세르지오 마르치오네의 후임으로 꼽히고 있다.
자동차업계 밖에서 의외의 인재가 CEO로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세계 7대 자동차업체를 이끄는 CEO들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멀러리 포드 CEO는 보잉의 임원이었으며 곤 르노 CEO는 타이어 전문가다. GM의 댄 애커슨 CEO는 해군장교 출신에 사모펀드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고 폭스바겐의 마틴 빈터콘은 금속공학 박사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토요타는 창업주 일가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 CEO는 회계 전문가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테파노 아베르사 공동대표는 “CEO를 자동차업계 내부에서 배출해야 한다는 생각은 과거의 것”이라며 “자동차 CEO들은 (이전에 중시됐던) 생산, 기술뿐 아니라 일반적인 경영스킬과 재무회계 등의 지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