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 주도로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이 본격 회복할 조짐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 1위 통신업체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와 통신기업의 M&A는 이번 분기에 2400억 달러(약 260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2000년 당시 AOL과 타임워너의 M&A 규모는 1860억 달러였다.
산업 전반에 걸쳐 총 M&A 규모는 이번 분기에 52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제니퍼 네이슨 JP모건체이스 기술·미디어·통신 투자부문 글로벌 회장은 “더욱 많은 기업들이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빠른 혁신과 경쟁 심화, 자본비용 확대 등으로 그동안 진행 중이던 M&A가 한꺼번에 쏟아졌다”면서 “더욱 많은 M&A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보다폰은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과의 합작벤처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지분 45%를 모두 매각했다.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가 자국 내 통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인수 규모는 1300억 달러로 21세기 들어 최대 규모의 기업 M&A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퍼블리시스그룹과 옴니콤그룹은 350억 달러 규모의 M&A에 합의했다. MS는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를 72억 달러에 인수했다.
버라이즌이 합작벤처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경쟁사인 AT&T에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의 M&A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랙베리는 블랙베리10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매출에 부진을 겪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레노버그룹은 이번 달 PC와 스마트폰업체 인수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부터 소셜미디어까지 IT업계에 부는 혁신은 일부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일부 업체들은 무너지고 있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가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무너지면서 결국 MS에 매각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업종이 글로벌 M&A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크다.
스페인 통신업체 텔레포니카는 로열KPN과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 데이터 수요 증가로 고가의 네트워크 수요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규제 당국이 로밍과 같은 서비스 요금을 제한하면서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엘라 노암 콜롬비아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와이어리스 부문이 활력을 띄고 있다”면서 “이는 이통사들이 전 세계로 확장하도록 압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M&A로 이어졌다.
버라이즌은 현재 낮은 금리의 혜택을 얻기 위해 이번 합작벤처 지분 인수에 600억 달러의 현금을 조달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