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그동안 압축적인 성장에 집중하면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어요. 젊은 세대도 꽃을 감상하고 누릴 기회가 없어 안타까웠죠. 이런 문화가 빨리 올 수 있도록 전력을 쏟겠습니다.”
윤병한 선그로 원예 대표는 화훼가 단순히 산업에 그치지 않고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국내 화훼산업 개척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선그로는 화분에 들어가 있는 분화류 중 네덜란드 무궁화, 카네이션 등의 품목은 판권을 소유해 전량을 점유하는 등 국내 화훼시장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
윤 대표는 꽃 재배를 위한 화분 등 각종 자재들을 다루고 있다. 그는 “화분은 브랜드 가치가 있어야 하며 문화로서 공유돼야 한다”며 “샤넬, 루이비통과 같은 명품처럼 화훼 제품도 디자인이 갖춰지고 브랜드가 있어야 소비자가 산다. 장식문화로 생활공간에서 꽃과 화분을 통해 스토리 텔링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1980년 충남대학교 원예학과에 진학한 이후 지금까지 화훼와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다. 대학 졸업 후 고려대학교 대학원, 미국 텍사스 A&M(Agriculture and Mechanics) 주립대학교 농과대학 원예학과에서 계속 공부했다. 이후 1999년 국내로 돌아와 대학 강단에 섰고 이듬해인 2000년 화훼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는 미국 유학시절 선그로에서 직접 제작에 참여한 피트모스를 팔기 위해 선그로 한국지부를 설립했다. 재배 컨설팅과 제품판매를 위해 전국 곳곳을 샅샅히 뒤졌다는 윤 대표는 “화분에 들어가는 분화에 관심이 갔다”며 “외국에는 분화가 많은데 싼 곳에서 수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데로마를 설립, 독일의 쉬리(Scheurich) 등 고급 브랜드 제품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다수 메이저 품목의 판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모험이었다. 윤 대표는 “나 혼자 잘 먹고 살자고 했으면 이런 도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화훼의 전체 시장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향후 데로마의 사업이 커지면 프랜차이즈화를 통한 브랜드 상품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국내 화훼시장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며 “가전제품 시장보다도 크다. 때문에 브랜드화는 앞으로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거래처에서도 이 같은 아이템에 절실함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윤 대표는 “화훼 사업을 하고 있는 게 개인적으로 행운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