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에서 탈선 사고를 일으킨 고속열차의 기관사 프란시스코 호세 가르손(52)이 사고 당시 안전 시스템을 끄고 주행했다고 스페인 일간 엘문도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교신상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안전 시스템을 꺼두지 않았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엘문도는 가르손의 동료를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가르손 기관사가 사고 시점에 휴대전화로 통화 중이었다는 정황이 있어 당국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을 달려간 주민 에바리스토 이글레시아스는 안테나3TV에 가르손이 사고 발생 수분 뒤 자신에게 열차를 빠르게 몰았고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있었지만 밟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소개했다.
이글레시아스는 “다른 주민과 함께 피투성이인 가르손을 부축해 부상자들이 누워있는 선로 주변 평지로 데려가 구급차 도착을 기다리며 얘기를 나눴다”면서 “그가 내게 죽고 싶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안테나3은 분홍색 셔치와 모자를 쓴 이글레시아스가 사고 직후 가르손을 돕는 모습을 찍은 사진과 그가 열차 잔해 옆에서 생존자를 분주하게 돌보는 장면을 소개했다.
이글레시아스는 28일 경찰에 증언을 시작한 생존자와 목격자에 포함됐다.
가르손은 27일 병원에서 퇴원했으나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구금된 상태다. 그는 경찰 조사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28일 늦게 판사의 심문에는 응해 진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사는 사고 열차의 블랙박스에 담긴 정보를 조사한다.
당국은 과속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관계자들 역시 열차가 커브길을 돌기 전 4km 지점에서 제동장치를 밟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수사관들은 가르손이 제동을 걸지 않았는지 아니면 열차에 기술적인 결함이 있어 사고가 발생했는지를 규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당국은 과학수사대가 마지막으로 시신 3구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사망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족 모두에 통보를 끝냈다고 전했다.
희생자에 대한 추모 미사는 28일 스페인 전역의 교회에서 열렸다. 대규모 장례미사는 29일 오후 개최한다. 이 장례미사에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와 왕실 가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철도 소속 고속열차는 지난 24일 밤 수도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시 중앙역 인근에서 탈선했다. 이로 인해 79명이 숨지고 170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