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1국 항공 관제사들이 항공 자유화 방침에 항의하는 집단행동에 들어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항공노동자연맹(ETF)은 프랑스 항공 관제사 노조가 이날부터 사흘간 파업한다고 밝혔다. 벨기에를 비롯해 체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관제사들은 12일 준법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ETF는 전했다.
ETF 관계자는 “영국은 물론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헝가리 라트비아의 관제사 노조는 공공 홍보 캠페인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전역에서 항공 관제사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하면서 역내 항공 대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파리·리옹·니스·마르세유·툴루즈·보르도 등 국내 공항에서 1800여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프랑스 민간항공청(DGAC)의 요청에 따라 프랑스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은 이날부터 사흘간 운항 편수를 절반으로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마르세유 공항은 100여편, 니스 공항도 70편이 넘는 비행기 운항이 취소됐다.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이날 하루 100편 이상의 운항을 취소했다며 파업에 불만을 표시했고 이지젯은 10여편을 취소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에어프랑스는 다수의 중·단거리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 A350의 첫 비행 역시 관제사 파업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샤를드골공항과 오를리공항을 관리·운영하는 파리공항관리공사(ADP) 관계자는 “일단 오늘 상황은 조용한 편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항공편 결항과 지연 출발·도착이 속출하면서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항공자유화를 이루고 단일 유럽항공을 창설하면 유럽지역의 항공 수송 능력이 세 배로 확대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전성이 강화하며 항공 관제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항공기 운항으로 인한 공해 발생도 10% 감소시킬 수 있다고 EC는 주장했다.
EC의 집계에 따르면 각국별로 분산된 항공 관제로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연간 50억 유로에 달한다.
관제사 노조는 그러나 항공 관제가 자유화되면 보안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유럽 항공 관제가 단일화되면 개별국 관제 수요가 줄어 감원 등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ETF는 25만명의 항공 노동자들이 노조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중 2만5000명은 EU 회원 27국의 항공 관제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