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스타 경영인’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직책을 분리한다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초강수를 뒀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6일 본사에서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와 MFS투자관리 골드만삭스 미국교직원연금보험(TIAA-CREF) 등 주요 주주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주주들의 지분율은 5%에 이른다고 WSJ는 전했다.
다이먼 회장의 역할 분리와 관련해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투표가 이뤄진다.
다이먼 회장은 투자자들과의 회동에서 ‘주주총회 투표가 그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나는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참가자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거듭 묻자 “CEO와 회장직을 분리하면 내가 떠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2005년 말부터 CEO와 회장을 겸임했으며 미국 6대 은행 CEO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수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해 60억 달러의 투자 손실을 일으킨 이른바 ‘런던고래’ 사건이 터지면서 위기에 몰렸다. 금융기관의 특정 인사에 권한이 집중되면 도덕적 해이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주주총회에서 회장과 CEO 분리에 절반이 넘는 찬성표가 나온다면 이사회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40%의 찬성표가 나왔다.
일단 현재 분위기는 다이먼 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JP모건의 이사인 리 레이몬드와 윌리엄 웰던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회사에 가장 효율적인 구조는 다이먼이 CEO와 회장을 겸직하는 것”이라며 “회장과 CEO를 영구히 분리시키면 회사를 분열시킬 것이고 이는 주주를 위한 최선의 이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루버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등 JP모건체이스의 주요주주들 역시 최근 다이먼 회장의 CEO 겸임을 잇따라 지지하고 나섰다.
버핏은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이먼을 100% 지지한다”고 밝혔고 머독은 지난 9일 트위터에 “회장으로서의 다이먼이 없다면 JP모건은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