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외교의 1막 1장이 끝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저녁 4박6일간의 숨가쁜 첫 미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박 대통령의 국제무대 공식 데뷔전이었던 이번 방미는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한미간 콘크리트 공조를 재확인하고 한국경제를 제대로 알리는‘코리아 세일즈’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귀국길 ‘윤창중 추문’은 이번 방미의 커다란 오점으로 남게 됐다. 이날 새벽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전격 경질됨에 따라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 성과는 빛이 바라게 된 것이다. 여기에 청와대는 ‘불통 인사’ 논란 재연이라는 후폭풍까지 떠안아야 할 상황에 처하게됐다.
또 이번 방미 기간 중 GM은 80억달러의 한국 투자 계획을 재확인했지만 통상임금 문제 해결이라는 숙제를 던져줬다.
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 닷새째인 이날 오후 창조경제 리더 간담회 등 마지막 로스엔젤레스(LA) 일정을 소화한 후 LA 국제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방미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한미 공조와 신뢰를 재확인했다.
또 억지와 대화를 양축으로 하는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낸 점도 주목할만한 성과다.
공식 실무방문으로는 이례적으로 이뤄진 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는 박수가 40번이나 터져 나올 정도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또 최대 규모인 52명의 경제수행단을 대동, 북한 리스크로 불거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방미 마지막날 불거진 윤 대변인의 성추문은 이같은 성과에 찬물을 끼얹었다. 청와대 대변인이 해외순방 기간 중에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박 대통령의 방미 업적은 물거품이 되고, 인사 실패 논란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등 7개 미국 기업으로부터 3억 8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박 대통령의‘바이 코리아’행보에 힘이 실렸지만, GM의 애커슨 회장이 지난 2월 발표한 한국 투자 계획을 재확인하면서 엔저와 통상 임금 문제에 관련해 조건을 걸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 양국 정상이 개성공단 폐쇄 등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해소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