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써 지난 2007년 한 연설에서 “한국을 위기에서 살릴 수 있는 리더십은 대처리즘”이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왼쪽 가슴에 브로치를 단 것도 대처를 연상하게 했다.
최근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처의 공산주의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여성 정치인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대처에 박 대통령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민과 불우한 사람들을 무시했다는 대처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박 대통령에게 역풍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의 대처에 대한 존경과 그를 본받으려는 의도는 더욱 직접적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의회연설에서 “일본 국민의 삶과 재산, 국토주권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단호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3년 발간된 대처의 회고록에 나온 문구인 ‘우리는 전 세계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원칙을 지킬 것이다. 이 원칙은 침략자는 절대 성공할 수 없고 국제법이 무력보다 위에 있다는 것이다’를 인용했다.
이 문구는 대처가 총리 시절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을 회고한 부분에서 나온다. 아베 총리는 포클랜드전쟁을 빗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그는 지난 1월말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처의 일생을 그린 ‘철의 여인’이라는 영화를 지난 2011년 DVD로 보고 울었다”면서 “반면 레미제라블을 보고 울지는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일찌기 지난 2006년 저서 ‘아름다운 나라를 향해’에서 무려 다섯 페이지를 할애해 대처 시절 이뤄진 영국의 교육 개혁을 찬양했다.
당시 아베는 대처의 교육개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성장 정체로 사라져 간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시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최근 교과서 검정 등으로 국수주의적인 시각을 강화하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아베의 교육개혁 정책은 이웃 나라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